26 Nov 2021
처음에 박정자 에피소드부터 5화까지는 단순한 자극을 위한 장면들이 너무 많아서 보기 불편했다. 폭력적인 장면들이 투머치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유아인 캐릭터 중2병이 너무 짜증나서 꼴보기 싫었는데 이렇게 생각하자마자 죽어서, 그리고 중도하차하기에는 전개가 흥미롭고, 회차도 적어서 결국 끝까지 보게 되었다. 감독도 기승전 - 결기승전 - 결기승전으로 끊기를 너무 잘했고.. 누군지 모르겠지만 상업 영상 엄청 잘 만들 것 같다.
아무튼 그렇게 6화 시작부분까지도 그냥 킬링타임용으로 보고 있었는데, 신생아 시연장면부터는 갑자기 수작이라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부모님의 희생으로 아기가 지켜지다니… 너무 감동적이었다. 해리포터에서 해리가 부모님의 희생과 사랑으로 살아난 게 생각나면서, 저 애기도 앞으로 살아갈 날에 부모님은 계시지 않지만 그 생명엔 늘 부모님의 사랑이 함께있을 거란 사실이.... 크 역시 사랑이란 늘 위대하다.
그리고 민혜진이 아기데리고 걸어갈 때 옷 덮어주는 할머니도 감동이었다. 극중 세상이 다 미쳐버려서 거기있는 사람들 중에 누군가가 민혜진을 해코지하지 않을까 걱정스러웠는데, 아직 따듯한 사람은 남아있는 세상이었구나싶었다.
그리고 사제가 사람을 폭행하고 나서 경찰이 사제 체포 한 장면은 완전 카타르시스였다!
정진수에게 굴복한 형사 에피소드와 대조적으로, 이제는 다시 공권력이 제 힘을 되찾은 것으로 보여져서 극이 희망적으로 보였다.
분명 우리 사회의 법 체계에는 허점도 많고 부당한 부분도 많다. 하지만 이 마지막 회차를 보고 나니 루소의 사회계약론이나 홉스의 리바이어던도 생각나면서 자연권을 보장받을 체계는 분명 필요하다고 생각되었다.
법이 완벽할 수 없는 이유는 사람도 완벽할 수 없기 때문인 것 같다. 하지만 인류는 계속 진보해가고 있으니, 마찬가지로 인간의 법 체계도 앞으로는 더 나아지지 않을까 싶다.
마지막에 눈이 오는 연출도 좋았다.
눈이 내리기 시작한 날이 새진리회가 몰락한 날인 건, 세상이 다시 이전으로 돌아가 '타불라라사' 상태가 되는걸 암시한 게 아닐까 싶다. 눈이 오면 온 세상이 하얗게 변하니까... 그래서 하얀 백지상태로 돌아가 다시 모든 게 제자리로 돌아가고 순기능을 할 것 같은 결말이 좋았다.
근데... 갑자기 터미네이터처럼 박정자가 부활해서..깜짝 놀랐다. 그냥 이렇게 결말 났으면 좋았겠다 싶었는데 ㅠ 뭐 작가가 워낙 이야기를 잘 끌어가는 것 같아서 그 다음 전개도 재밌을 것 같긴하다만..
그리고 나는 신이나 사후세계, 지옥 이런 걸 믿지 않지만 만약 신이 존재한다면 마지막에 그 택시기사같은 존재이지 않을까 싶었다. ㅋㅋㅋ 내가 무언가를 계속 해나갈 수 있도록 작게 도와주는 그런 존재? 그런 느낌.
그리고 그 장면에서 ‘인간들의 세상은 인간들이 알아서 해야죠. 안 그렇습니까, 변호사님?’ 하고 물었을 때 새삼 민혜진의 직업이 변호사인 것도 괜히 작가가 그렇게 설정한 게 아니구나 싶었다. 참 심오하다.
아, 그리고 김현주를 오랜만에 봐서 좋았다. 연기는 말할 것도 없고 액션씬이 너무너무 멋있었다.
또, 연기하니까 갑자기 떠오른 느낀점 하나는 화살촉 비제이..ㅋㅋㅋㅋㅋ (극중 이름을 뭐라고 불러야 할지모르겠다)
6화에서 ㄹㅇ 진짜광기였다. 미국에 조커가 있다면 한국엔 화살촉 비제이가 있다.. (어쩌면 더 돌았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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