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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 22 Jul 2022 일상, 토르4, 죽여주는 여자, 인간실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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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보트릴, 트리티코, 에트라빌]

잠이 오는 것보다 하루종일 멍한게  별로였고

시야가  흐렸다.

오늘 병원에서 내성 생겨도 상관없다고 말을 바꿨는데 선생님이 약간 억울하신  같았다. 죄송했다. '내성 안생기는 쪽으로 약을 타려고 했던 건데..' 이러셔서 머쓱타드 웃음으로 무마..  죄송해욤 ㅠ 7개월에 일주일  고통받고 보니 이제야 제가  가려먹을 처지가 아니라는  깨달았네요...

어쨌든.. 이런 일을 겪고 보니 뜬금없이 인간에겐  감옥이 있는 건지 이해가 갔다. 

고통을 받으면 웬만한 건 교정되 듯해서 ㅎ 

맞아야 정신차린다는 말은 틀린 말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비인도적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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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다른 사람의 깊이를 구경하는 일은  없지만

간혹 아주 깊은 파고듦을  때면 나도 모르게 따라가게되고 내려가게 된다.

 

2. 토르 러브 앤 썬더

 

시작부터 토르의 아이덴티티를 다시 복구시키는 감독을 보니 타이카는 앞으로 믿고봐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감독이 가진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보였기 때문이다.

얼레벌레 배우들의 문제로 어긋났던 스토리 라인의 간극도 야무지게 채워넣어주고 뉴아스가르드도 어느정도 어촌마을에서 벗어난 느낌으로 만들어주고 토르 뱃살도 없애주고ㅜㅜ 진짜 타이카 만만세였다.

유머 감각도 구시대적이지 않고 억지스럽지도 않았고 진심으로 웃겼다. 내 코드였음. 영화보면서 깔깔 웃은  스파이 이후로 얼마만이었던지 제우스 진짜 미친줄 ㅜㅜ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너무 트랜디해서 솔직히  놀랐다. 라그나로크에서도  감독이 되게 트랜디하다는 생각은 했지만 이번엔 진짜 배운 사람이 재능을 가지면 이렇게 되는구나 압도되는 느낌을 받았다.

 

또.. 사랑에 대한 철학이 은근히 깊이 있게 다뤄져서 놀랐다. 로맨스에만 국한되지 않고 영속성을 가진 의미로, 그러니까 플라톤적으로 다뤄져서 영화의 격이 높아졌다는 생각도 들었다. 한없이 가볍게 들리던 대형 팝콘 무비의 사랑이라는 제목에서 무게감을 느끼게  줄이야.. 제목 러브  썬더 보고 처음엔 대충지었네 했었는데 영화  보고 나니까 진짜  지은 이름이라고 생각이 바뀌었다. 

그리고 스타로드.. 스타로드한테서 명대사가 나올줄은 몰랐는데 ㅋㅋㅋㅋㅋㅋ

공허함보다 아픈  낫다.

내가 요즘 매일 하던 생각이라  와닿았다.

 

발키리가 제우스 옆에 있던 여자한테 손키스하는 장면이 되게 멋있었다. 

발키리가 게이라는 설정은 굳이스럽긴 했는데 뭐.. 나름  소화한듯.

 

아무튼.. 아이들에게는 꿈과 희망을, 그러면서 유치한듯 아닌듯 극의 밸런스를 잃지 않아 감탄하면서 봤다. 이런 마블 영화 오랜만이라 눈물 줄줄 영화의 무게감을 잡아준 부분에선 크리스찬 베일의 분위기가 돋보였던  같다. 놀란충이라 브루스 웨인 시절의 크리스찬 베일을 하도 돌려봤어서 악역은 대체 어떨까 상상이  됐는데 정말 상상 이상의 연기였다. 원래 연기를 잘하는 줄은 알았지만 새로운 레전드 필모그래피의 탄생같다.

 

크리스찬 베일과 나탈리 포트만의 연기에 특히 놀랐는데 요즘 배우들은 늙음과 아픔과 악도 연기하는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기라는 분야는 일정 폭이 있어서 더이상의 뭔가가 있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해왔는데  또한 진화할  있는 예술 분야라는  오늘 처음 느꼈던  같다.

 

두번째 쿠키에서 제인 포스터 또한 나름의 해피 엔딩을 맞게 되었는데

인간에게  그렇게 천국이 중요한 것인지가 새삼 깨달아졌다예전에 읽었던 경제 서적에서 누가 경제학적 관점으로 보면 천국을 믿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했던  떠올랐는데 (왜냐하면 얼마간의 믿음이나 돈으로 영원한 행복을 갖게 되는 것이기 때문이라는 그런 내용이었음) 사후세계를 믿지 않지만 이해는 됨.

 

어쨌든 디즈니 겨울 왕국 때부터 느낀 건데 요즘 미디어에는 다양한 가족의 형태가 나온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서 가장 많이 느꼈는데 이번에 토르 또한 이렇게 새로운 형태로 공허감을 채우는 방법을 찾게 되어 기쁘다. 행복하자 토르야

 

3. 오늘 아빠가 술취해서 전화했는데

 사랑해라고 했다.

나도, 라고 말하고 그동안 익힌 행동과 버릇 따라 아무렇지 않게 전화를 끊었는데 대체 그에게 사랑이란 뭘까  수가 없었다.

 

나는 너무 힘들었는데 그래서 매일 죽고싶은데...

 

차라리 울기라도 했으면 좋겠는데 요즘은 눈물이 안난다.

아무 감정이  나와 내가 살아있는 건지 모르겠다. 

토르에서 공허감보다 고통이 낫다고 했던 말은 백배천배 맞는 말이야...

단테의 신곡에서도 말하지 가장 마지막 지옥이 코키토스. 

나는 예전엔 몰랐다. 불지옥이  고통스럽고 괴로운 걸줄 알았는데

차갑고 아무것도 없는   나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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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한 화가들을 아껴 읽으려고 삶이라는 우주를 건너는 너에게를 펼쳐들었다. 

하필  책은 아버지가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엮은 책이었는데 이렇게 대단한 아버지를 가지고 있는 아들이 너무 부럽고 질투나서 책을 읽을 수가 없었다.

인생은 원래 불공평한거라지만 아직도 이따금 받아들이기 힘들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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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나는 하고팠던 것과 연이 없는 듯하다.

이걸 인정하기 싫어서 얼마나 오래 고통 받았는지 

앞으로 나아가는 첫번째 방법은 실패를 인정하는 것이라는데 이제야 인정이 조금은 되는  같다. 

앞으로도 가슴은 쓰라리겠지만 나아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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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몸속에 흐르는  피가 아니라 검은 물인  같은,

그래서 얼굴이 거멓게 변하는  같은 느낌을 자주 받곤 했다.

내가 살아있을  같지 않았지

 

2. 죽여주는 여자

 

잠이  와서 넷플릭스를 켰는데 죽여주는 여자가 내일 빠진대서 봤다.

윤여정이 나오는 작품이 궁금해서 틀었던 건데 앞부분보고  뻔...했지만 중반부부터 뒷부분까지 생각이 많아지는 영화였다

안그래도 요즘 케테 콜비츠의 작품 설명들을 읽고 있는 중인데 하층민, 소수자들의 삶을 이렇게  영화로 보게 되니 감회가 달랐다. 인생들  기구하고 사연없는 사람 없고 돈과 외로움이란  뭔가 싶기도 하고

어쨌든 결론적으로 역시  안락사는 합법화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 인간은 죽음을 선택할  있어야 한다.

 

그리고 별개로 한국영화 특유의 구질구질한 적나라함이 너무 싫어서 당분간은  한국 영화를  보게   같다

감상평 끝.

 

3. 삶이라는 우주를 건너는 너에게

 

어쨌든 빌리긴  거라 읽기 시작했는데

기본어가 영어에 미국 시민권자? 영주권자?인데다 노는 판이 캠브릿지 킹스칼리지 예일 이런 수준에 매번 무슨 아이비리그 교수님들이랑 점심먹고 저녁먹고 해서 읽는데 자꾸 현타오고 질투도  나고  너무 그사세라 ㅋㅋㅋㅋㅋ  저렇게 사는 사람도 있구나 충격의 연속;;

나도 공부가  하고 싶었는데 못하게 되어서  질투나는  같다 대체 어떻게 태어나서 어떤 짓을 해야 저런 궤도에 오를  있는 걸까 감도 안잡힘 나는 지금도 몇년째 영어를 맨날 복습해야하는데 대가리 멍청한  이렇게 슬플 수가 없다..

예쁘고 돈 많고 행복한 사람들이 부러웠던 적은 없는데 이 책을 읽고 처음으로 무언가에 부럽다는 감정이 절절히 느껴졌던 것 같다.

내가 지식에 대한 '욕망'이 있는 사람이란 걸 처음 알았다.

저자가 읽어주는 좋은 것들이 눈에 들어오지를 않는다.

 읽을  있을까 

 

4.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았다는 탓이 크지만 비도 오고 조금 우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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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인간실격을 다시 읽는 이유는 저새끼보단 그래도 내가 낫다는 터진 인성 때문인  같다.

앞부분은 분명 공감으로 시작하는데.. 분명 그렇게 시작하는데..  항상 끝으로 수록 어휴 불쌍한 새끼 하다가 그래도 내가 낫다는 이상한 우월감으로 책을 덮게 되는건지 아마  차이가 그는 저승에, 나는 이승에 발붙이고 있게 만드는 걸까 싶기도 하다.

다자이 오사무가 알면 환멸느낄 서평..

 도깨비 글을 읽고 적은 그 마디 마디에 저는 다시 인간이란    없어졌고 정신이 어찔어찔 바닥에 발을 붙이고  있을 수가 없이 세상이 뒤집히는 것만 같았습니다. 세상. 이것이 세상이다 어쩌구..

존나 울거같아서  미안함

 

 

 

22

 

사람이란  간사하다.

감사하다고 눈물손발줄줄 흘리고 글쓰던  얼마나 지났다고 

내 자신이 싫어진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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